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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대의 哀愁

雲墾 2006. 6. 20. 11:13

사십대의 哀愁

                                     작자 미상

                                     이 글을 지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우리를 이렇게 부른다.

"애수(哀愁)의 사십대...."

 

동무들과 학교 가는 길엔

아직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강가에서는 민물새우와 송사리떼가

검정 고무신으로 퍼올려 주기를 유혹하고

 

학교 급식 빵을 얻어가는 고아원 패거리들이

가장 싸움 잘 하는 이유를 몰랐던

그때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생일 때나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 하나 묻어서

몰래 숨어서 먹고

소풍 가던 날, 리꾸사꾸 속에 사과 2개, 계란 3개, 사탕 1봉지 중에,

사탕 반 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들을 위해

꼭 남겨 와야 하는 걸 이미 알았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저녁 밥상 머리에서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할 때마다

일찍 태어난 그 시절을 같이 보내지 못한

우리의 부끄러움과 행복 사이에서

말 없이 고구마와 물을 먹으며….

 

누런 공책에 “바둑아 이리와 이리 오너라 나하고 놀자”를

침 묻힌 몽당 연필로 쓰다가,…

단칸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들 때에도

우리는 역시 이름없는 세대였다.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외운 국민교육헌장,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혼자인 줄 알았으며,

무슨 이유든 나라일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은

빨갱이라고 배웠으며,

 

학교 골마루에서 고무공 하나로

30명이 뛰어놀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제시대, 6.25세대, 4.19세대, 5.16세대, 모래시계세대,…

자기 주장이 강하던 신세대 등

모두들 이름을 가졌던 시대에도

 

 

가끔씩 미국에서 건너온 베이비 붐 세대,

혹은 6.29 넥타이 부대라 잠시 불렸던 시대에도

우리는 자신의 정확한 이름을 가지지 못했던

불임의 세대였다.

 

선배 세대들이 꼭 말아쥔 보따리에서

구걸하듯 모아서 겨우 일을 배우고

혹시 꾸지람 한마디에 다른 회사로 갈까 말까 망설이고,

후배들에게 잘 보이려고

억지로 요즘 노래 부르는 늙은 세대들….

 

선배들처럼 힘있고 멋지게 살려고 발버둥치다가

어느 날 자리가 불안하여 돌아보니,

늙은 부모님은 모셔야 하고 아이들은 어리고,

다른 길은 잘 보이지 않고,

 

벌어 놓은 것은 한겨울 지내기도 빠듯하고,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고 도전하기에는 늙은 사람들,

회사에서 이야기하면 알아서 말 잘 듣고,

암시만 주면 짐을 꾸리는 세대.

 

주산의 마지막 세대이자, 컴맹의 제 1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을 독재자로 모시는 첫 세대.

 

늙은 부모님 모시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야 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정작 자신들은 성장한 자식들과 떨어져

쓸쓸한 노후를 보냄을 받아들여야하는 첫 세대.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처와 부모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것을 미안해 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퇴출세대라 부른다.

 

50대는 이미 건넜고,

30대는 새로운 다리가 놓이길 기다리는

이 시대의 위태로운 다리 위에서

바둑돌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가

 

늦은 밤 팔지 못해 애태우는

어느 부부의 붕어빵을 사들고 와서

아이들 앞에 내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을 때,

밤 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며 먹는 우리들,….

 

모두들 이름을 가지고 우리를 이야기할 때,

이름없던 세대였다가

이제야 당당히 그들만의 이름을 가진 기막힌 세대.

바로 이땅의 40대.!!!!!

 

고속성장의 막차에 올라탔다가

이름 모르는 간이역에 버려진 세대

이제 우리가 우리를 퇴출이라고 부르는 세대.

 

진정 우리는,

이렇게 불림을 운명으로 받아 들이며

돌아올 수 없는 아주 먼 곳으로

가야만 하는 것일까?